수은은 금속 중 유일하게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 비금속 원소에서 브롬만이 상온에서 액체이다.
수은의 겉보기 성질은 은색을 띄며 금속 특유의 광택을 가지고 있다. 실험실에서 수은 온도계를 깨뜨려 본 적이 있는데 수은은 마치 물방울처럼 또르르 굴러가며 작은 여러 방울로 나뉘었지만 단단한 바닥 위에 온전히 그 동그란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수은 응집력이 강한 것을 알 수 있는데, 금속 중 유일하게 액체인 이유는 수은의 녹는점은 -39℃로 매우 추운 조건으로 내려가야만 고체로 변한다. (참고로 끓는점은 357℃) 수은의 독특한 겉보기 성질로 인한 신비한 느낌 때문이었는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많은 오해를 낳은 금속이기도 하다.
우선 수은 Hg 다양한 이름의 어원에 대해 알아보자.
고대 영어에서 수은은 대개 quicksilver를 썼다. 여기서 quick은 빠르다는 뜻보다 살아 있는 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라틴어 단어는 '아르겐툼 비붐 argentum vivum'이며 이는 '살아 있는 은'이었다. 현재 쓰이고 있는 화학 기호 Hg는 그리스어 '히드라기로스hydragyros'를 현대적인 라틴어로 옮긴 '히드라기룸hydragyrum'에서 유래했다.
수은은 일곱 가지 고대 금속 중 하나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에서 수성과 연관을 지었다.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알려진 금속 중 행성 그리고 신과 이름이 똑같은 것은 오직 수은뿐이다. 수은은 영어로 Mercury 행성인 수성의 이름도 Mercury 로마 신화에서 상업의 신 메르쿠리우스 Mercurius도 영어로는 Mercury이다. 수성이 로마신화의 메르쿠리우스와 관련된 것은 아마도 지구에서 볼 때 태양 주위로 빠르게 공전하는 수성의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다. 신화에서 묘사한 그림도 발뒤꿈치에 날개가 달린 걸 보면 말이다.
수은은 자연에 소량만 존재하고 다른 원소와 결합하지 않은 순수한 원소 상태로 발견된다. 하지만 수은 화합물 형태에서 수은을 얻는 것은 쉽다. 황화수은 HgS는 오렌지빛이 도는 붉은색 광물인 진사이다. 진사를 구워 분해해 수은 증기를 발생시켜 농축하면 순수한 형태의 수은 금속 액체가 만들어진다. 진사는 광택이 있는 주홍색 염료로 사용되었으나 비싸서 왕이나 황제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렇게 수은의 독성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약으로 사용되는 수은은 논란의 중심이었는데 만능 약 vs 치명적인 독인지 말이다. 수은은 사람의 몸 안에서 여러 가지 손상을 일으킨다. 장기 수은 중독 증상으로 피부 손상, 모발 감소, 신장 손상, 신경 질환, 불면증, 치매, 부어오름, 현기증, 정신 착란, 천식, 쉰 소리, 기침, 언어장애 그리고 지적 기능을 저하하는 질병과 관련이 있다. 수은은 특정 기관에 축적되어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심해진다. 중국의 진시황은 불로장생을 위해 수은으로 목욕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유명하며, 일본의 경우 1950년대 일어났던 일본 미나마타 만의 수은 중독의 경우 폐기물로 메틸수은 CH3Hg+ 을 만들어내는 공장이 물에 폐기물을 버렸다. 물고기, 그리고 지역 주민 수천 명이 고통을 받았고 많은 사람들이 아프게 죽어갔다. 중금속으로 인한 질병은 이타이이타이병 미나마타병 등 (일본어로 이따이는 아프다는 뜻)
수은은 금속 원소 중에서 가장 낮은 전기와 열 전도도를 갖는다. 이는 수은의 오비탈 궤도에 원인이 있으며 이러한 안정적인 구조로 수은 원자는 쉽게 전자를 공유하지 못한다. 다른 분자와 공유하지 못하며 결합이 약해지는데, 수은이 낮은 녹는점을 가지는 점을 설명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수은 궤도 (6S2 5d10 4f14) 같은 족에 속하는 아연, 카드뮴에 비해 원자핵에 더 많은 양성자를 가지고 있어 핵과 전자들 사이에 더 강한 인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금속 수은, 한때는 널리 사용되었지만 현재 수은의 독성에 의해 꺼려지고 사용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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